해마다 돌아오는 어버이날, 감사의 마음을 전하면서도 늘 마음 한편에는 미안함이 남습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익숙하다는 핑계로 진심을 전하지 못한 순간들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부모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때 문득 떠오른 책이 있었습니다. 바로 막심 고리끼의 장편소설 『어머니』입니다.
고리끼의 『어머니』는 러시아 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지만, 단지 정치나 이념만을 이야기하는 소설은 아닙니다. 이 작품의 중심에는 한 명의 '어머니'가 있습니다.
펠라게야는 억눌린 삶 속에서 말없이 살아가던 평범한 노동자의 아내이자 한 청년의 어머니입니다. 그러나 아들이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녀 역시 서서히 변해갑니다.
두려움과 침묵 속에 살아왔던 그녀는 점차 스스로의 삶을 자각하게 되고, 마침내 아들과 함께 진실을 향한 길에 나서게 됩니다.
『어머니』는 단순히 시대적 배경 속 인물의 성장을 그리는 소설을 넘어, 부모의 사랑이 어떻게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보여줍니다.
조용하지만 단단한 사랑,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헌신, 그리고 때로는 자식의 뒤에서 함께 싸워주는 용기. 그것이 고리끼가 우리에게 전하는 '어머니'의 모습입니다.
올해 어버이날, 꽃과 선물도 좋지만 마음을 담은 책 한 권과 함께 부모님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은 어떨까요?
그리고 그분들에게 이렇게 말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늘 곁에 있어줘서 고맙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책.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상’과 ‘권력’ 사이, 체사레 보르자를 읽다 (0) | 2025.05.05 |
---|---|
"사진 한 장, 인생 한 순간 — 《스모크》가 전하는 삶의 온기" (0) | 2025.04.27 |
사진으로 만나는 인류의 시(詩), 《The Family of Man》 (0) | 2025.04.24 |